물보다 다이어트 콜라가 살 빼는 데 도움이 된다? 상식을 뒤집는 연구 결과 배후에 코카콜라와 펩시의 재정적 지원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진이 국제 비만 저널 11월호에 발표한 논문이 코카콜라와 펩시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논문은 발표 당시 다이어트 콜라가 오히려 살을 찌운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들과 상반돼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그 배후가 코카콜라와 펩시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국제생명과학회(ILSI) 유럽지부의 지원을 받았다. 문제는 이 협회에 코카콜라, 펩시콜라, 네슬레 등 다국적 음료 업체가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연구원들은 코카콜라와 펩시로부터 각각 1000달러(약 121만원)를 받았다.

논란이 일자 브리스톨대 대변인은 "이 연구가 국제 비만 저널에 실렸다는 것은 연구의 데이터와 이에 따른 결론이 검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번 연구는 ILSI뿐만 아니라 EU,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로부터도 후원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같은 연구 결과는 흔치 않다. 다이어트 음료와 물을 비교한 연구 논문은 지금까지 세 개뿐이다. 두 개는 물보다 다이어트 음료가 도움이 된다는 뚜렷한 통계가 없으며 나머지 하나는 미국 탄산음료업계 이익단체인 미국음료협회(American Beverage Association)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이다.

식품 회사들이 관련 연구 단체와 협회에 자신들의 제품에 유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도록 로비해온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ILSI 유럽지부는 코카콜라뿐만 아니라 맥도날드, 유니레버 등 다국적 기업의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었으나 ILSI측이 강력하게 부인한 바 있다.

영국 국가비만포럼(National Obesity Forum)의 아심 말호트라 박사는 인디펜던트에 "다이어트 콜라가 물보다 몸에 좋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비상식적이며 웃긴 일"이라며 "과학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다면 기업의 후원을 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포커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