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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직거래를 위한 눈물 나는 필살기~ 이젠 즐거운 인생 - -강화군 교동면 우수농업경영체 윤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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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군 교동도는 북쪽으로 불과 2~3의 바다를 끼고 황해도 연백군이 있는 접경 지역이다. 섬 북부에서는 황해도 땅을 쉽게 바라볼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개성 송악산도 바라볼 수 있어, 실향민들이 화개산 산정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망향제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따라서 교동도에는 북에서 피난 내려와 정착한 주민이 여럿 있는데 읍내리에서 농사를 짓는 윤춘만(56) 농가도 그중 하나이다.


중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교동농업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농업의 길로 접어든 그는 혈혈단신 피난 온 부모님 덕분에 친인척이 없어 농사지을 땅조차 임대하기 어려워 외롭고 힘겨운 청년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밭작물인 참깨를 3ha가량 재배하였는데, 섬 지역의 특성상 농산물을 배로 출하해야하는 어려움 때문에 고생을 하다가 낙심하여 한 동안 밭농사를 접어야 했다.


그러나, 쌀농사만으로는 소득이 적어 고구마, 검은콩, 옥수수, 고추 등 밭작물 재배에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고 소득을 올리기 위해 직거래를 시작하였다. 친인척이나 지인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는 다른 농가와 달리 전혀 모르는 생면부지의 사람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농산물을 싣고 서울 강남의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그의 농산물에 강화군농업기술센터에서 지원해준 명함을 넣어 팔기 시작하였는데, 데면데면하게 대하던 사람들을 충성고객으로 변화시켜 가는데 자그마치 7~8년이라는 눈물겨운 세월이 걸렸다.


직거래를 시작한지 15년이 지난 지금은 고객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즐겁다. 고구마 10kg 350박스를 2시간 만에 다 팔 정도로 그의 농산물은 인기가 좋고 자주 와달라는 요청을 받을 정도로 고객과의 신뢰감도 긴밀해졌다. 한 달에 3~5회 트럭에 농산물을 가득 싣고 직접 판매하러 가는 그는 돈 들어오는 재미와 반가이 맞아주는 고객들 때문에 행복하다. 다만 밭작물을 수확하여 판매하기 전에 좀 더 신선하게 저장할 수 있는 저온저장시설이 아쉽다. 벼농사 8ha, 고구마 3000, 검은 콩 5000, 옥수수 1,300 및 고추 2,600가량 재배하여 얻는 매출액이 연간 1억 이상이다. 이 모든 농사를 부부가 거의 다 짓고 있어 인건비가 들어 갈 일 없으니 소득도 만만찮다.


최근에는 노후대책을 위해 논에 하니베리(댕댕이나무)4,600정도 심었다. 농고 졸업 후 원예시험장(현재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에서 2년간 실습,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베리류 재배에 도전하기 위해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여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하니베리 시험재배에 성공하면 8,000정도 면적을 늘려갈 예정이다.


현재 건설되고 있는 교동대교가 완공되면 더 자주 고객들을 찾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오늘도 논과 밭에서 땀 흘리면서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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