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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했던 아가씨가 건강한 농업인으로 환골탈태 - -강화군 강소농 손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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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을 통해 농촌과 인연을 맺는 여성들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다른 나라에서 신부를 데려오는 다문화 가정이 점차 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흐름이라고 위안을 삼지만 시골로 시집갈 우리나라 신부가 적다는 현실을 생각하면 참으로 씁쓸하다. 이런 현실에서 당당히 농촌총각에게 시집와서 농업을 이끌어가는 여성 농업인을 보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


강화군 강화읍 남산리의 손둘남(51) 강소농도 그 중 하나이다. 너무나 병약하여 학교 다니는 것도 힘들었다는 그녀는 1988년 결혼과 동시에 강화에 터를 잡고 농사를 시작하였다. 가족들의 염려가 기우였다는 듯 그녀는 25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건강한 농업인으로 탈바꿈하였다. 2008년에는 강화군에서 두 번째로 여성이장으로 당선되어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강화군농업대학원을 다니면서 강화군의 대표 여성농업인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녀의 가족이 벼농사 5ha, 시설채소를 포함해 밭작물 5,000를 재배하여 얻는 소득은 8천만원 정도이다. 벼농사는 주로 남편이, 손이 많이 가는 밭농사는 그녀가 전담하고 있다. 농산물 판매도 남달라 매일 새벽 530분이면 어김없이 그녀의 농산물을 서울에서 장사하는 단골상인에게 넘기는데 아침에 수확한 농산물이 오후에는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어 신선하고 맛이 좋아 인기가 좋다. 농사가 잘되어 수확한 농산물이 많을 때는 직접 차에 싣고 도시에 가서 판매를 하기도 하는데 요즘 같은 가을에는 무를 수확하고 버려지는 무청이나 못생겨서 팔수 없는 무로 시래기나 말랭이를 만들어 덤으로 제공하니 농업쓰레기도 줄이고 고객들도 흡족해 하니 일석이조이다.


단골고객 확보와 더불어 농업에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수확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쉽지 않은 방법이지만 수확날짜를 미리 예상하여 파종하고 재배한다. 올해도 시금치를 추석 무렵에 수확하기 위해 네 차례나 파종하였다고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학교도 간신히 다녔다는 약한 모습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강화군에서 운영하는 농업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농업기술센터에서 하는 교육은 빠지지 않건만 아직도 농사가 어렵다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겸손해 한다. 농사에서 인력조달이 가장 힘든 일이라는 그녀는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최대한 효율이 높이는 방향으로의 농업기술과 정부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한다.


과거에는 거친 농사일은 남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농업에서의 여성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작물 생산, 판매, 유통, 마케팅까지 섬세한 여성농업인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가정에서나 농사에서나 여성의 말을 귀담아 들어야하는 그야말로 농업에서도 여성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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