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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밀'의 배우 김유정

"워낙 영화를 많이 봐요. 일주일에 서너 편 정도 보는 것 같아요."


16세 소녀의 입에서 '로렌스 애니웨이'(2012년), '러블리 본즈'(2009년) 그리고 최근에 개봉한 '인턴'까지 줄줄이 영화들이 쏟아진다. 당연한 일이다. 김유정에게는 연기학원보다 중요한 것이 영화이기 때문이다.

"저는 영화를 볼 때 굉장히 행복해요. 제가 온전히 영화에만 집중하고 그 생각만 하니까 너무 좋아요. 영화를 보면서 '아, 저렇게도 하는구나', '저렇게도 손짓을 하는구나', '나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겠다'라는 것을 느껴요. 어떤 장면 속 배우의 연기, 소품, 음악들을 보고 들으면서 좋은 것들을 흡수하고 싶어요. 제가 좀 그런 편이에요."

그런 김유정이 영화 '비밀'로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2013년 개봉한 영화 '우아한 거짓말' 이후 2년 만이다. '비밀'에서 그는 살인범의 딸로 태어나 형사의 손에서 자란 정현 역을 맡았다. '우아한 거짓말'에서 그가 맡았던 화연 역과도 비슷한 부분이 있다. 내면과 다른 밝은 모습을 지닌 캐릭터라는 점이다.

"또 다른 제 안의 내면의 모습을 꺼내도록 도와준 캐릭터였던 것 같아요. 연기하면서 경험도 많이 했고요. 예전에는 촬영 현장에서 상황을 마주하고 연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고민도 많이 하게 되고 캐릭터에 대해 의문도 많이 갖게 돼요. 가까워진 만큼 정현이와 헤어지는 게 힘들었어요. 제 일부를 떼어서 가져가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비밀'은 김유정에게 특별한 작품이다. 아직 출연하는 모든 작품의 선택을 스스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 있다. "제가 맡아서 노력하고 싶고, 부딪혀서 배우고, 경험하고 싶다고 느낀다면 선택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하고 싶다고 고르는 게 아니니까요"라고 덧붙이며 미소를 짓는다.

김유정이 배우로 첫발을 내디딘 것도 스스로 연기에 소질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아니었다. 그는 "재능이 있다고 느끼기보다는 하고 있으니까 익숙해지는 것 같아요. 안 하면 허전하고 계속 붙어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제 안에 있어요"라고 연기에 대한 느낌을 전한다.

겸손하게 말했지만, 김유정이 배우로서 보여주는 행보 만큼은 다르다. 그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얼굴을 알렸고 '황금 무지개', '메이퀸'에서 아역으로 활약하며 대중들에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것은 영화 '우아한 거짓말'과 '비밀'이었다. 작품 속에서 그는 아역배우로서가 아닌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냈다.

"제 꿈은 배우예요. 스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물론 스타가 되면 좋겠죠. 그런데 한 편으로는 무서워요. 그 자리에 있을 때 느낄 감정들도 두렵고요. 지금 저는 튼튼한 집을 짓기 위해 좋은 기둥을 만드는 중인 것 같아요. 아역배우든, 배우든 어떻게 느끼시는지는 상관없어요. 그냥 관객과 시청자의 마음에 와 닿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튼튼한 집을 지어가는 과정이다. 16살의 나이에 진로 계획이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없지 않다. 그는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하나로 단정 짓지는 않았어요. 또 말을 섣불리 했다가 잘못될 수도 있으니까요"라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저는 연기 이외에도 하고 싶은 공부가 많아요. 그런데 최대한 다른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하고 싶어요. 사실 제가 고등학교도 못 나갈 때가 많거든요. 대학에 가도 다르지 않을 것 같아요. 수업에 계속 결석하고, 휴학하고, 이러면 같이 다니는 학생들에게 피해가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신중히 생각하려고 하고, 더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16살 소녀에게는 너무 무거운 짐일 수도 있다. 사실 김유정은 인터뷰 때문에 학교 시험도 빠졌다. 하지만 그는 "지금 이 순간이 참 중요하잖아요"라며 자신이 가진 꿈을 다시 한 번 돌아본다.

"진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를 생각했을 때 '배우구나'라는 느낌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진하고 강한 향을 가진 배우가 아니라 어디에든 잘 어우러질 수 있는 굉장히 은은한 향을 가진 꽃과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서울=포커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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