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검은 사제들’, 어제 명동에서 누군가 세상을 구했다면? - 비현실적인 엑소시즘을 명동 한복판에서 일어난 현실로 풀어낸 '검은 사제… - 김윤석, 강동원, 박소담의 연기가 압도하는 후반 40분의 구마예식은 영화의 …
기사수정



우리가 사는 오늘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뤄진 시간일지 모른다. 수많은 히어로물은 이런 상상을 구체화 시킨다. 하지만 화려한 그들의 싸움은 현실에서는 없다. ‘검은 사제들’은 이 부분을 포착했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명동 한복판에서 조용한 전쟁을 치르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영화 속에 담았다.

 

‘검은 사제들’은 의문의 사고 후에 악령에 시달리는 소녀 영신(박소담 분)을 구하기 위한 김신부(김윤석 분)와 최부제(강동원 분)의 이야기다. 악령을 쫓는 구마예식을 치르는 두 사람이지만, 특별한 점은 없다. 구마예식 자체가 가톨릭에서는 반갑지 않은 의식이다. 그 분위기에서 김신부는 교단의 눈 밖에 난 문제적 신부다.

 

예식을 돕는 보조사제는 선발 조건이 있다. 라틴어, 독일어, 중국어에 능통해야 하며 강한 체력을 가졌고, 영력이 뛰어난 호랑이띠인 부제여야 한다. 부제는 부제품을 받아 사제를 돕는 성직자를 뜻하는 말이다. 최부제는 이 조건을 모두 갖췄다. 호랑이띠인 그는 시험에서 컨닝을 일삼는 담대함을 보이고, 수도원의 담을 넘어 알코올을 융통하는 운동신경까지 출중하다. 김신부의 곁에는 여러 보조사제들이 있었다. 하지만 모두 떠나갔다.

 

예식이 행해지는 장소는 명동의 한 골목길에 있는 건물의 옥탑방이다. 방문만 열면 여러 가지 광고음이 들린다. 상대는 김신부 표현대로 “5천 살 먹은 놈”이다. 장미십자회에서 쫓는 12형상 중 하나다. 이는 사람의 몸속에 숨어 인간 세상을 위협한다. 영신의 몸 속에 있는 형상을 물리치는 것이 두 사제의 목표다.

 

‘검은 사제들’은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현실적인 시선으로 풀어낸다. 의식이 행해지는 공간을 명동 한복판으로 설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김신부와 최부제가 움직이는 공간도 특별하지 않다. 두 사람은 귀퉁이의 한 삼겹살집에서 만난다. 최부제가 예식 도중 뛰쳐나가 마주한 길은 명동의 가장 번화한 곳이다.

 

의식의 마지막을 향해가며 맞게 되는 고난을 ‘검은 사제들’은 사실적인 카체이싱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안양 1번가의 8차선 도로와 동호대교에서 촬영했다. 1톤 이상의 전신주가 무너지는 장면은 최부제의 긴박한 상황을 더한다. 이를 위해 안양 8차선 도로를 약 4일간에 걸쳐 통행을 제한하며 촬영하는 노력도 더해졌다.

 

still_09.jpg
오는 11월 5일 개봉하는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열연 중인 강동원(좌), 김윤석(우)의 모습.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영화 후반의 40분가량을 차지하는 구마예식 역시 국내 관객들에게는 낯선 풍경이다. 가톨릭에서 이뤄지는 악령을 쫓는 구마예식이 상업영화에서 하이라이트로 다뤄지는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촛불, 책과 성수, 프란체스코의 종 등 익숙하지 않은 소품이 예식에 사용됐지만, 더욱 힘을 갖는 것은 인물들이다.

 

한 달여간의 시간을 들여 의식 장면이 촬영됐다. 오랜 시간 치밀한 자료조사를 통해 구현된 장엄구마예식의 절차와 현장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담겼다. 신부들에 배운 진지한 태도를 김윤석은 김신부에 녹여냈다. 강동원은 신부와 5일 동안 함께 생활하며 최부제를 만들어갔고 라틴어, 중국어, 독일어를 끝없이 연습했다. 두 사람 덕분에 구마예식은 현실 공간에 발 붙인 장면이 됐다.

 

박소담은 영신 역을 맡아 자신도 놀랄 연기를 선보였다. 실제로 스크린에 백 퍼센트 그의 목소리가 사용됐다. 28일 언론시사회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한 달 동안 매일 분장하다 보니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계속 분장이 약한 것 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분장팀에게 더 해달라고 요청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예식을 진행하는 40분이 길다고 느낄 수 없었던 것은 그의 공이 컸다.

 

장재현 감독은 “이 영화를 한 마디로 얘기하면 ‘작은 다락방에서 세상을 구하는 아웃사이더 호랑이 두 마리와 한 천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신부는 교단의 아웃사이더고 최부제는 가톨릭 학교에서 꼴찌다. 이런 불량한 사람들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어두운 곳에서 검은 옷을 입으면 보이지 않는다. 세상을 구한 두 사람을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검은’이라는 단어를 제목에 붙였다”라고 ‘검은 사제들’의 의미를 설명했다.

 

색다른 히어로 물이다.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릴러식 전개도 이어진다. 한국에서 최초로 목격할 수 있는 구마예식을 담은 ‘검은 사제들’은 오는 11월 5일 관객들과

1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koreafrontier.com/news/view.php?idx=9113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