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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 "대중의 반응, 사실 잘 모르겠어요" - 문채원, '그날의 분위기'에서 보수적인 여자 수정 역…"오랜만의 복귀, 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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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문채원이 영화 '그날의 분위기'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제공=쇼박스>

"사람인데요. 다 저에 대한 이야기잖아요. '대중이 뭐라고 하든지 신경 안 써요'라고 하면, 그건 뭐……."

 

배우 문채원이 고개를 떨궜다.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답변을 이어갔다. 영화 '그날의 분위기' 개봉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 모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다. 그는 지난 2014년에 개봉한 영화 '오늘의 연애'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대중 앞에 섰다. 한껏 몸을 웅크린 모습이었다. 스타일 변화나 기사에 대한 대중의 반응 때문이다.

 

"'그날의 분위기'에서 등장한 키스장면에 대한 말이 기사로 나갔더라고요. 댓글이 한 700개 정도 달린 것 같아요. 그냥 그렇게 얘기한 건데 참…. 왜 그러시는지(모르겠어요). 사실 드라마 키스장면 촬영은 영화보다 짧은 시간에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영화는 상대적으로 촬영시간이 길어져요. 그래서 어색한 부분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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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채원은 영화 '그날의 분위기'에서 보수적인 여자 수정 역을 맡아 자유연애주의자인 남자 재현(유연석 분)과 로맨스를 펼친다. 영화 스틸컷. <사진제공=쇼박스>

 

'그날의 분위기'는 '원나잇(남녀가 만난 당일에 하룻밤 잠자리를 갖는 것을 뜻하는 은어)'을 소재로 한 로맨틱 코미디다. 자유연애주의자 재현(유연석 분)이 부산행 KTX에서 처음 만난 보수적인 여자 수정(문채원 분)에게 "저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고 말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실제 문채원이 그런 말을 들으면 어떨까. 그는 "약간 못 들은 척할 것 같아요"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날의 분위기'에 마지막 깜짝장면이 있잖아요. 그걸 보고 감독님께 '저게 리얼이네요'라고 했어요. 그런데 저라면 그렇게도 못할 것같아요. 그냥 못 들은 척…."

 

그 정도로 수정과 문채원은 다르다. 문채원 역시 "수정과 싱크로율이라면 10~20% 정도요. 캐릭터적으로 닮은점을 찾아야 하는데 저는 한사람과 10년이라는 긴시간 동안 연애한 경험도 없고요. 그렇게 오랜시간 연애하면서 이별을 입에 담지 못하는 심정이 어떤 걸까 궁금했어요. 수정이는 여성스럽고 보수적이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여성스러운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문채원은 대본이 온통 까맣게 될 정도로 준비했다. 드라마 현장에서 익힌 습관이다. 영화와 상대적으로 급박하게 돌아가는 드라마 현장에서 대본 속에 담긴 작은 장면까지도 표현하고 싶은 욕심에 몸에 배었다. "제가 아무리 숙지했다 해도 변수 많은 현장에서는 준비한 것을 잊기도 하고 놓치기도 해요. 그런 시행착오 속에 준비해요. 어떤 급박한 상황이 와도 잊어버리지 않게끔."

 

"이걸 배운 건 '바람의 화원' 때였어요.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대본 하나가 앞에 있더라고요. 정말 꼼꼼하게 분석한 내용이 기록돼 있었어요. 저는 당연히 (문)근영 양 대본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집어가는 사람을 보니 류승룡 선배님 거였더라고요. 당시 제 대본은 깨끗했거든요. 연기를 오랜시간 해온 선배님도 여전히 그 정도 준비를 해오신 것을 보고 느낀 바가 컸어요."

 

'그날의 분위기'에서 관객의 즐거움을 높이는 것은 무엇보다 유연석과 문채원의 대화 속 '핑퐁게임'이다. 더욱 돋보이게 한 것은 문채원의 적절한 대사 리듬이다. "감독님 주문이 그런 게 있으시긴 했어요. 귀엽다기보다 '구여웠으면' 좋겠고, 예쁘기보다 사랑스러웠으면 좋겠다고요.(웃음) 저는 사실 인물에 대한 심(心)이 잡히면 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첫 촬영 때 내뱉는 게 그 캐릭터의 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완벽한 커리어우먼이니까 말할 때 준비하고 말하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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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분위기'에서 수정 역을 맡아 열연한 문채원. <사진제공=쇼박스>

 

문채원은 '오늘의 연애' 개봉을 앞두고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야 내놔"라는 애교섞인 말투로 남심을 훔쳤다. 최근 출연한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도 그의 의외성은 대중의 마음을 흔들었다. 카메라 불이 꺼져 있는 쉬는시간에 몰래 마신 맥주 한모금이 전파를 타며 털털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다가간 것이다.

 

"제가 출연한 방송프로그램에 누가 되지 않고 영화에 대한 좋은 반응으로까지 이어진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해 준 사람에게 찾아가 고맙다고 인사하고 싶을 만큼 정말 감사해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사람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것도 같고 때로는 이면의 제 본연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기도 해요. 그런데 저는 순발력이 없어요. 또 배우가 제 업이고요. 캐릭터를 통해 대중과 만나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문채원은 현재 독립해 나 혼자 사는 30대 여성이 됐다. 손수 집안일도 한다. 결벽증은 아니지만 치우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문제는 없다. 빨래보다 설거지를 더 좋아한다. 현실을 잠깐 잊고 거품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좋다고 한다. 바쁠 때는 집에서 서서 식사를 해결하기도 한다. 참 다르지 않은 일상이다.

 

"저는 그렇게 용감한 편은 아닌 것같아요. 겁도 많은 것같고요. 아직 저를 발견해나가는 중인 것같아요. 그래서 연기하면서 (갈증을) 해소하기도 하고요. 올해 완연한 30대에 들어서서 그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돼요. 일하는 동안만큼은 재미있게 즐겁게 하고 싶다. 저는 서른한살이 돼 좋아요. 2015년은 잘 가라 안녕하며 보냈어요. 올해는 잘 때 마음에 남아 있는 게 없는 행복한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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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분위기'에서 수정 역을 맡아 열연한 문채원. <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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