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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캐피탈업계, 경기침체·경쟁심화로 ‘시계 제로’ - 업계 구조조정 수요 더욱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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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라 부실여신이 늘어나고 있고 경쟁심화로 갈수록 이익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수요가 늘어나 업계 내 자산매각이나 인수합병(M&A)도 활발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4일 농심캐피탈의 제1회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면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달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하향검토)'에서 'BBB+(안정적)'로 내리는 등 올해 들어서도 캐피탈업계에 대한 신평사의 시각은 좋지 못하다.

지난해에도 캐피탈업계의 등급은 주로 아래쪽을 향했다. KT캐피탈(A+→A)과 효성캐피탈(A→A-), 무림캐피탈(BBB→BBB-), 한국씨티그룹캐피탈(A+→A), 두산캐피탈(BBB→BBB-)등이 신용등급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아주캐피탈은 등급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자동차금융에서 덩치를 키우고 있는 하나캐피탈(A+→AA-) 정도만 등급 상향을 이뤄냈다.

한국씨티그룹에서 아프로서비스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이슈로 등급 하락을 겪은 한국씨티그룹캐피탈과 같은 사례 등도 있으나 전반적인 캐피탈업계의 영업환경은 부정적이다. 지배구조 변경 이슈도 결국은 업황의 비관적인 시선 때문이다.

우선, 자금을 조달하는 일부터 쉽지 않다. 경기침체에 따라 캐피탈업계의 부실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캐피탈채 수요가 줄었다. 따라서 캐피탈사들은 더 높은 비용을 내고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경기침체는 기업의 설비투자를 줄이고 있어 리스 및 기업금융 수요도 함께 감소시키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 도산 등은 여신 건전성을 떨어뜨리는 요인도 된다. 가계부실과 부동산 경기 하락도 마찬가지다.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한국GM의 기존 딜러사 계약 해지, 쌍용차의 캐피탈사 설립, 신용카드사의 자동차금융 진출 등은 관련 사업을 확대한 일부 캐피탈사에 부정적이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으로 중금리 가계대출 시장도 더 심한 경쟁상태에 놓이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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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한신평>

일부 상위 캐피탈사를 제외하면 나머지 캐피탈사는 규모의 경제도 어렵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캐피탈시장 규모(총채권 기준)는 88조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NICE신평의 유효등급 커버리지는 82조8000억원인데 현대캐피탈을 포함한 등급 AA급 10개 캐피탈사의 총채권 규모는 58조1000억원으로 전체의 66%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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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의 각사 업무보고 기준.<자료출처=NICE신평>

경기침체가 심화될 경우 규모가 큰 캐피탈사나 대기업 또는 금융지주 계열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만큼의 대응력이 없기 때문이다. 

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기, 사업경쟁, 제도 변경 등 어느 것 하나 우호적인 부분이 없다"며 "특히 상위 몇 개사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아주 전문적인 특화 사업이 없으면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M&A도 활발하다. 실제로 한국씨티그룹캐피탈을 비롯해 두산캐피탈과 KT캐피탈의 주인이 바뀌었고 아주캐피탈도 매각을 시도한 바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중소형 캐피탈사를 매각하려는 시도는 계속 있을 것이고 한국내 사업을 확장하려는 일본계 업체나 덩치를 더 키우려는 상위 업체의 쇼핑이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캐피탈업계는 '살기 위한 구조조정 중'이라는 표현이 맞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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